2008년 06월 08일
쿠레나이 3권 - 아니 이런데서 끝내다니!

1, 2권에 비해 굉장히 얇은(230페이지도 채 안된다.) 이번권의 권제는 '추악한 축제 上'이다. 그 말은 이야기가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소리다. 실제로 다 읽고 나서 '아차!'했다. 꽤 악랄한 타이밍에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이상 익스트림 노벨 편집부에 '4권을 다음달에는 부디!'하고 바라는 수밖에. 진짜 다음달에 안나오면 스트레스가 굉장할 것 같다.
이번권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일러스트다. 일본에서 2권과 3권 사이에 어느정도 간격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러스트가 파격적으로 변화했다. 다른 인물은 큰 변화가 없지만 7살 히로인 무라사키가 파격적으로 귀여워졌다. 2권까지는 다소 얼굴은 어른인데 몸은 어린애라는 느낌이 있어서 전혀 귀엽지 않았는데, 3권에서는 정말로 귀엽게 그려져 있다. 일러스트 점수만은 굉장히 높여서 주고 싶다.
전에 2권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내며 폭격에 가까운 평을 했었다. 그러면서 '그런 주제에 재미있다는 점이 더 화난다'고 했었고, 또 3권에서는 1권과 2권에서 반복된 패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었는데, 작가가 내 텔레파시를 듣기라도 한 모양이다.(물론 사실은 그때 일본에서는 이미 3권이 나와있었지만.) 3권은 1, 2권의 패턴에서 일탈해 있다. 아마 상, 하권 구성인 탓도 있을 테니 4권까지 봐야 평가가 명확해지겠지만.
3권에서도 쿠레나이 신쿠로의 궁상은 여전하다. 전권까지에 비해 줄어들었고, 또 이런저런 사회비판 등에 대해서 되지도 않는 말을 주워섬기는 것은 거의 없으니 이 정도는 그냥 그의 캐릭터성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이제와서 궁상떨지 않고 매사에 딱 부러지는 쿠레나이 신쿠로는 상상이 안될 정도니까. 다만 그런 무력을 가졌으면서도 학교에서 양아치들에게까지 빌빌거리는 것은 보면서 짜증나게 만드는 부분이랄까. 한 부분이라도 좋으니까 딱 부러지는 구석이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물론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함에 결정적인 순간에만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 그의 멋진 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권에서는 신쿠로와 무라사키의 관계도 재미있다. 여태까지는 신쿠로가 무라사키를 어떻게 대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마음을 정하고 더이상 방황하지 않으며(물론 이것이 연애상대로서의 의미는 아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데 은근히 귀여운 부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라사키가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를 몰랐다는 점은 그녀가 자라온 환경을 보여주는 굉장히 좋은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그외에는 유노와 크리스마스를 보내자고 약속하는 부분이나, 긴코와 목욕탕에서 헤프닝이 벌어지는 것은 지극히 이쪽 계열의 물건답달까. 말마따나 연애 플러그를 세우고 유지하는 이벤트들인데 이쪽 계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거워할 부분들이겠다.(난 좀 시큰둥했다.) 특히 유노의 경우에는 연애감정이 굉장히 노골적인데도 불구하고(단순히 가족적인 느낌이라고 얼버무리기에는 이미 정도가 많이 심하다.) 신쿠로가 그것을 지나치리만치 둔감하게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부분이 이쪽 계열다우면서도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보여서 좀 거슬린다. 아무리 신쿠로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 한들 그 정도로 열렬한 데다 문득문득 실수해서 직접적인 단서까지 흘려주면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불편해하든 좋아하든 조금이라도 태도가 변해야 할텐데 그런 구석이 전혀 없으니. 슬슬 이놈 사실은 그 사고로 고자가 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 아닐까.
이번권에서는 해결사 일을 수행하던 도중 갑자기 최강자로 알려진 쥬자와 베니카를 살해했다고 알려진 보스급 캐릭터(그리고 또 같은 또래의 미소녀)가 적으로 등장해버린다. 고인요새라는 별명을 가진, 일본의 뒷세계를 지배하는 우라 쥬산케 중 하나인 호시가미에 속한, 아니 높은 권좌에 앉아있는 호시가미 제나. 신쿠로가 진지하게 뿔을 꺼내고 상대해도 도무지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은, 철로에 서 있다가 전철에 치여도 멀쩡하게 걸어나오는 괴물. 체감상 2권까지 상대했던 적들이 레벨 2, 30대였다면 느닷없이 70렙 이상의 고렙 캐릭터가 등장해서 공포감을 조성하는 느낌이랄까. 이런 녀석이 갑자기 튀어나왔으니 못당하고 뻗어버리는 것도 당연하다. 납득해버렸다. 그래서 신쿠로가 당해버렸을 때도 '이런 바보 녀석! 당해버리면 어떡해!'하고 답답해하기보다는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지?'하고 걱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이번권이 끝나버렸다.
이런데서 끝내버리면 어쩌자는 거냐. 빨리 하권을 내놓지 못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게 나뿐만은 아니리라. 부디 다음달에 익스트림 노벨에서 4권을 내놔주길 바란다.
전체적인 감상이 좀 애매한 구석이 있는 것은 아무래도 3권이 확연하게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승전결이 다 있는 구조도 아니고, 클라이맥스가 존재하질 않는다. 철저하게 上권이라는 느낌에 충실한 한권이라서 下권이 나와야 비로소 한권을 다 봤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그나저나 쥬자와 베니카는 안 죽고 다음권에서 살아서 다시 나타나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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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6/08 23:27 | 일본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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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이 끝이 아닌데다 엄청 얇다고 하는 것 같네요(...).
(..그저 안습할 따름)
추리레벨 최하위권인 내 눈에 답답하게 느껴졌다면 정말 신쿠로는 답이 안보이는 얼간이....대체 이놈은 머리가 얼마나 나쁜건지...그런주제에 해결사라니 ==
일단, 2권까지 이어지던 주인공의 지지리궁상 패턴이
많이 희석됬다니 다행이군요...
하지만, 극악의 끓기타이밍에,
일본 현지에서도 뒤로갈수록 내용이 좀 묘해진다는 얘기가 나와서
(상업성이 짙어지게 사이드스토리로 빠졌다던가요?;;)
일단 보류중인 작품입니다.
질러놓고 보류중..
....하지만 무라사키가 더 귀엽게나온다니
읽고싶군요 정말... 제길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