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 크래프트 1권


'풀 메탈 패닉'으로 유명한 가토우 쇼우지의 신작. 판타지 세계로 보이는 이계와 통하는 게이트가 열려버린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분위기는 최근 트렌드에서는 상당히 벗어나 있는 것 같다. 무라타 렌지의 일러스트도 표지부터 너무 우중충해서 별로 라이트노벨스럽게 끌리는 맛이 있는 것은 아니고 라이트노벨스러운 점을 꼽으라면 이계에서 온 미소녀 기사가 주인공 형사의 파트너가 된다는 점 정도일까? 그외에는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고 개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확 띄는 설정들을 마구 투입하는 것도 아니라서 담담하게 '특이한 상황이 도래한 현실 속에서 펼쳐지는 형사 드라마'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미국 드라마를 소설화한 것이다, 라는 기믹을 쓰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박을 노리고 쓴 게 아니라 자기 취향을 넣어서 이런 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쓴 것 같은 물건. 하지만 요즘은 너무 미소녀로 시작해서 미소녀로 끝나며 미소녀 외에는 뭐가 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 덕스러운 트렌디함으로 가득찬 물건들이 범람하기 때문에 다소 심심한 구석도 있는 이 작품이 반갑다.



by 제라르 | 2011/04/10 14:41 | 일본 라이트노벨 | 트랙백

상처 이야기


괴물 이야기 후속작인 줄 알고 샀는데 프리퀄이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많은 부분이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 하지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런 상태로 전개되었는데 그게 어떤 사정이었는지를 한권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있다. 왠지 이쪽이 먼저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기 때문에 이걸 읽고 나서 괴물 이야기를 읽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

괴물 이야기보다 인상적이진 않았다. 그런데 괴물 이야기보다 재미있었다.

좔좔 읽히는 맛이 실로 일품이다. 괴물 이야기하고는 비슷한듯하면서도 다른 이야기가 매력적이고, 이능력 배틀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쪽의 분위기는 실로 묘하고. 막판 반전은 뻔하면서도 참 일본 라이트노벨스럽다, 는 느낌이 들었는데 나쁘진 않았다. 그 반전을 넘어서 도달하는 약간 씁쓸한 여운이 남는 결말 역시.


by 제라르 | 2011/04/02 08:13 | 일본 라이트노벨 | 트랙백

괴물 이야기 상, 하


헛소리꾼 시리즈를 통해서 니시오 이신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엄청나게 히트쳤다는 이 책의 경우 다소 읽기가 버거웠다. 재미가 없었다는 소린 아니다. 다만 너무 말장난의 비중이 높아서 읽다가 지치는 포인트가 많았던 것뿐. 완전히 익숙해진 후에는 꽤 즐겁게 읽긴 했지만.

히로인 센죠하가라 히타기는 굉장히 강렬한 캐릭터였고,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마요이 달팽이. 특히 아라라기와 마요이가 아웅다웅한 끝에 혼신의 업어치기를 하는 부분에선 격뿜하고 말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가차없어도 너무 가차없었던 헛소리꾼 시리즈와는 달리 달달한 구원이 있는, 희망적인 이야기라 좋았던 듯. 헛소리꾼 시리즈의 가차없는 스타일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캐릭터 괜찮다고 생각할 때마다 퍽퍽 날아가는 것도 꽤나 스트레스가 심한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괴물 이야기 스타일의 이야기를 많이 써주면 좋겠는데, 이거 시리즈만도 엄청나게 낸 것 같으니 기대해도 되겠지.



by 제라르 | 2011/04/02 07:38 | 일본 라이트노벨 | 트랙백

열왕대전기 19권 - 본격 심마 소설

대략 15권쯤이었을까. 나는 작가가 지금까지의 전개 페이스와는 상관없이 이 작품을 끝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때부터, 그 이전에는 카리스마의 화신이었던 황제의 캐릭터가 그냥 미친놈으로 전락해갔고 상당히 막장스러운 부분이 많이 보이게 되었다. 19권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데, 이러쿵 저러쿵 투덜거리면서도 이 작품을 계속 보게 되는 것은 그 막장스러운 전개마저도 막장스러운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권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포인트는 세 가지.

초반에 황제를 어이없게 처리하기까지의 전개가... 진짜 점입가경이 뭔지 보여주는 것 같다. 허를 찌르고 제국군을 유린하고 황제를 보내버리는 전개는 솔직히 이거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느낌밖에 안들었다. 이후 중앙대륙에서의 전개를 기대해본다.

제목은 열왕대전기인데 대체 언제 왕이 될 것인가 싶었던 주인공 카르마가 드디어 왕이 됐다. 여기까지 오는데 19권이나 걸렸군.

샤론 공주의 함정 부분은, 뭐랄까, 예전부터 진저리쳤던 부분인데 심마를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닌가. 이놈이나 저놈이나 심마에 안휘둘리는 놈이 없고 문제가 일어나야 할 것 같으면 심마가 덮쳐오고 해결하면 또 새로운 심마가... 제발 심마 소재는 그만 좀 써먹었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그리 멀지 않은 느낌인데, 과연 어떻게 결말을 낼지 모르겠다. 중앙대륙에서 황제를 해치우고 그는 위대한 열왕이 되었다로 끝나려나?



by 제라르 | 2010/09/22 09:26 | 한국장르소설 | 트랙백 | 덧글(6)

크래시 블레이즈 8권

어쨌든 꾸준히 나오고 있는 크래시 블레이즈. 왠지 델피니아 전기 이후 가장 긴 타이틀이 될 기세다. 사실 새벽의 천사들과 크래시 블레이즈는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봐야하지만.

6권에서 이건 웬 18금 게임스러운 전개란 말인가, 싶은 여장하고 여학교에 잠입해서 여학생을 임신시킨 범인 찾기라는 전개를 보여주더니, 7권에서는 열심히 사는 스포츠 스타를 다 바보로 만들어가면서 재스민을 띄워주었고, 8권에서는 다시 18금 게임스러운 전개 후속편. 진짜 막장 전개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래도 죽죽 읽히는 시원한 재미는 있다는 게 대단한 점. 적어도 크래시 블레이즈에 와서 카야타 스나코는 필력만큼은 예전의 수준을 회복한 것 같다.

이번권은 6권에서 이어지는 전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6권 정도로 막장스러운 전개는 아니고, 냉전시대에 유행하던 스파이물 생각나는 설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나름 낡은 재미가 있었다. 스칼렛 위저드에서도 이런 비스무리한 이야기가 나왔던 것을 상기해보면 카야타 스나코도 은근히 그런 소재를 좋아하는 듯. 다만 슬슬 우주에서 손꼽힐 정도의 특수부대쯤 되면 전투능력 면에서는 아마추어 취급 당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 가끔은 적들도 좀 제대로 된 기량을 가진 존재로 그려서 밸런스를 맞추고 위기감을 부여해줬으면 좋겠다.



by 제라르 | 2010/09/20 00:14 | 일본 라이트노벨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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